의미 - 意味

Taegeun Moon

의미는 해석을 통해생겨난다. 어떤 사건을 겪거나, 인간관계안에 놓여있거나, 무언가 소유하는것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생겨나지 않는다. 의미는 우리가 나름대로 자신의 입장에서 그런 삶의 요소들을 해석해 낼 때 생겨난다.

어떤 생각들은 나의 세계가 된다, 이충녕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경험에 대한 기억은 천차만별로 남는다. 같은 커피를 먹더라도 누군가는 이렇게 쓴 음료를 왜 마시냐며 불평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원두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산미는 어떤한지를 음미하며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지난 여름 가족 여행으로 방문한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다. 자유 여행으로 다녀온 오사카는 단지 분위기와 음식만 기억에 남았지만, 관광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해설과 함께 다녀온 교토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많이 남아있다. 금각사에서 생각없이 지나쳤던 소나무 한그루도 알고보니 작은 분재를 심은게 집처럼 커진 나무라고 한다. 산넨자카에서 인센스 파는 가게가 많길래 기념품으로 사왔는데, 돌아와서 알고보니 교토가 옛날부터 향으로 유명한 동네라는것을 알고 좀 더 깊이있게 구경하지 못하고 온 아쉬움이 들었다.

이야기

글쓰기 교실에서는 에피소드적인 글을 에픽적인 글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에피소드적인 글은 각 부분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이다. 반대로 에픽적인 글은 전체가 하나로 연결 된다는 느낌을 주는 글을 뜻한다.

이력서를 보다 보면 경험을 단순 나열 하기만 한 것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그런 이력서는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어떤 이력서들은 각 경험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수행되었는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 내용이 있다면 지원자가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과업에 대한 의미를 찾아내고 또 쫓아갈 수 있는 주도성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경험들이 모였을때 지원자가 추구하는 하나의 일관된 방향성 또는 가치관을 나타낸다면, 대화해 보지 않고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깊이있는 이력서가 되는것 같다.